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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보건연구원은 치매환자 코호트 1,263명 자료를 분석해 알츠하이머병 진행위험을 Stage 0부터 Stage IVB까지 6단계로 구분했다.[질병관리청 제공] |
[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알츠하이머병 진행위험을 6단계로 구분하는 예후 기준을 마련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내 노인성 치매환자 코호트 자료를 활용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위험을 단계별로 나눌 수 있는 예후 병기화 체계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연구사업인 BRIDGE를 통해 구축·활용 중인 한국형 치매 코호트 자료를 바탕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질환으로, 인지정상 상태에서 경도인지장애를 거쳐 치매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경과를 보인다. 다만 같은 인지단계에 있더라도 질병의 진행 속도와 악화 위험은 개인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도입과 조기 개입 연구가 확대되면서, 진행위험이 높은 대상을 보다 정밀하게 구분하고 장기 경과를 예측할 수 있는 근거 마련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치매 예방과 관리, 치매퇴치를 위한 연구를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치매관리 체계와도 맞닿아 있다. 치매는 고령사회에서 환자와 가족의 부담이 큰 질환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치매역학조사 및 실태조사에서는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비용이 지역사회 거주 환자와 시설·병원 이용 환자 모두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조기 발견뿐 아니라 질병 경과를 예측하고 관리 근거를 축적하는 연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연구진은 국내 노인성 치매환자 코호트 참여자 1,263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에는 인지기능 검사 결과, 혈액검사, 뇌영상 검사, 나이 등 임상정보가 활용됐다. 연구 대상은 인지정상군 224명, 경도인지장애군 779명, 치매군 260명으로 구성됐으며, 외부 검증에는 ADNI 코호트 290명 자료가 사용됐다.
연구진은 기존의 인지상태 중심 3단계 분류인 인지정상, 경도인지장애, 치매보다 더 세밀하게 진행위험을 구분할 수 있는 6단계 예후 체계를 제시했다. 새 체계는 Stage 0, Stage I, Stage II, Stage III, Stage IVA, Stage IVB로 구성된다. 단계가 높을수록 인지기능과 일상기능 저하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됐다.
세부 분석에서는 인지정상군, 경도인지장애군, 치매군에서 진행위험을 가르는 주요 요인이 다르게 나타났다. 인지정상군에서는 혈액 GFAP와 pTau217, 경도인지장애군에서는 MRI 해마용적과 pTau217, 치매군에서는 연령과 pTau217이 예후 위험군 구분에 주요하게 활용됐다. 특히 혈액 pTau217은 인지정상, 경도인지장애, 치매 전 단계에서 예후 예측에 지속적으로 기여하는 지표로 확인됐다.
이번 예후 체계는 치료 여부를 직접 결정하는 임상도구는 아니다. 질병관리청은 실제 치료제 사용 여부는 아밀로이드 병리 확인, 치료 적합성 평가, 안전성 평가 등 별도의 임상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준은 알츠하이머병 진행위험을 연구 목적으로 구분하기 위한 예측체계로 제시됐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진행위험이 높은 대상자의 조기 선별, 추적관찰 및 상담, 조기개입 연구의 우선순위 설정, 예후 예측모델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치매안심센터를 중심으로 맞춤형 사례관리 체계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연구 기반 예측모델과 현장 관리체계의 연계 가능성도 검토될 수 있다.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연구사업인 BRIDGE는 치매와 파킨슨병 등 뇌질환 코호트를 중심으로 임상정보, 뇌영상, 유전체, 생체자원 등 다양한 연구자원을 통합하고 연구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구축·개방하는 국가 연구 인프라 사업이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노인성 치매환자 코호트는 삼성서울병원을 주관연구기관으로 전국 18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65세 이상에서 발병한 알츠하이머병 치매와 경도인지장애 등을 대상으로 임상정보와 연구자원을 수집하고 있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은 같은 인지단계에서도 진행 양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장기추적 코호트에서 축적된 여러 정보를 함께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토대로 한국인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질병 경과를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고 예후 예측 연구를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이번 성과는 치매 코호트에 축적된 임상정보와 영상, 혈액 바이오마커 자료를 연계 분석해 도출한 결과”라며 “앞으로 유전체와 생체자원, 생활습관 정보 등을 추가로 연계해 치매 진행 예측모델을 고도화하고 맞춤형 예방·관리전략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치매는 고령사회에서 국민 부담이 큰 대표적인 뇌질환으로, 조기 발견뿐 아니라 진행을 늦추기 위한 과학적 근거 마련이 중요하다”며 “질병관리청은 한국인 특성을 반영한 치매 연구자원을 지속적으로 축적·개방해 치매 극복과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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