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업무상 질병 승인 후 급여 부지급? - 인공관절 치환술의 적정성과 관련하여

김영주 변호사 / 기사승인 : 2026-08-27 16: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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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업무상 질병을 승인받고도, 정작 '인공관절 치환술의 필요성'이 부정되어 근골격계 질환 사건에서 급여가 부지급 되는 사례가 실무상 빈발하고 있다. 질병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하면서도, 해당 수술이 당장 필요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보상을 거부하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제2023-242호, 2024.1.1. 시행)에 따르면, 인공관절 전치환술의 급여 기준은 원칙적으로 특정 연령과 방사선상 관절 연골 소실 정도(Kellgren–Lawrence Grade, 이하 ‘KL grade’)를 주된 판단 요소로 한다. 무분별한 수술을 막고 건강보험 재정을 보호하기 위한 허들로서 그 존재 이유가 있다.

문제는 이 기준을 절대적이고 유일한 기준으로 오인하여 형식적·기계적으로만 적용할 때 발생한다. 신체의 손상과 통증은 수학 공식처럼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방사선상 소견이 KL grade 4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재해자가 느끼는 통증과 기능 제한은 훨씬 심각할 수 있다. 연령 또한 마찬가지다. 만 60세 미만이라는 이유만으로, 걷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약물치료에만 의존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의료의 본질인 ‘환자의 고통 경감’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다행히 제도는 예외를 열어두고 있다. 위 고시를 면밀히 살펴보면, 연령이나 등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진료상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한 경우(제6항)’에는 수술의 적정성을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술의 적정성은 단순히 연령과 방사선 사진상의 등급만으로 형식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재해자의 통증 정도, 기존 보존적 치료의 경과, 주치의의 임상적 진단 등을 종합하여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관련 규정의 취지이다.

우리 법원의 태도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하며 실질적 판단을 중요시한다. 법원은 영상의학적 결과표에만 얽매이는 잣대를 경계하며, 당해 재해자가 느끼는 통증의 강도, 보존적 치료 여부, 재해자를 직접 대면하고 진료한 주치의의 임상적 진단을 가장 무겁게 받아들인다. 서울행정법원은 “환자의 수술 여부에 대한 결정은 환자를 직접 대면하고 진료함으로써 상병의 상태와 제반 정황들을 파악하고 이를 기초로 의학적 판단을 내리는 주치의의 임상적 소견이 중요하고, 주치의의 소견이 특별히 부당하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면 이는 존중되어야 한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서울행정법원 2021. 11. 26. 선고 2020구단70109 판결). 다른 동종 사건에서도 해당 수술이 당시 상황에서 절대적이고 유일한 치료법이 아니었더라도,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는 유효한 치료 방법 중 하나였다면 수술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보았다(서울행정법원 2021. 1. 22. 선고 2019구단74105 판결).

이는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결론이다. 보존적 치료가 한계에 다다랐고, 그로 인해 삶의 질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숙고한 주치의와 재해자의 결단은 ‘과잉 진료’가 아니라 ‘최선의 선택’으로 보아야 마땅하다.

인공관절 전치환술의 적정성을 평가함에 있어 연령과 KL grade는 참고해야 할 중요한 지표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은 판단의 출발점일 뿐, 결론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고시가 스스로 열어둔 '사례별 인정' 규정을 형해화하는 것은 결국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목적 자체를 몰각하는 것이다. 수치는 참고 자료일 뿐, 판단의 중심에는 언제나 재해자가 있어야 한다.

법무법인 더보상 김영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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