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안전신문] 조세포탈죄는 단순한 신고 누락이나 세법상 착오를 넘어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한 경우 성립하는 범죄다. 따라서 실제 사건에서는 누락된 세액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어떤 행위가 있었는지, 고의적인 탈세를 위한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함께 살펴보게 된다. 세금을 제대로 신고·납부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해서 모든 경우가 곧바로 조세포탈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세포탈 혐의가 제기되면 형사 절차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통해 신고 내용과 실제 거래, 소득 및 자금 흐름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 먼저 진행될 수 있고, 혐의가 인정될 경우에는 일반적인 세무조사와 구별되는 조세범칙조사로 이어질 수 있다. 국세청은 조세포탈 사실이 확인되면 세금의 결정·경정과 별도로 조세범 처벌 절차에 따른 통고처분이나 고발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
세금이 추징된다고 해서 형사책임까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형사절차가 진행된다고 해서 과세관청의 세금 부과 문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누락된 소득이나 과세표준이 확인되면 이에 따른 세금과 가산세가 부과될 수 있고 별도로 조세범 처벌법상 범죄가 성립한다고 판단되면 형사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국세청 역시 최근 탈세 조사에서 세액을 추징하는 동시에 부정행위가 확인된 사안에 대해서는 부당 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하고 검찰 고발 또는 통고처분을 실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형사처벌의 수위는 포탈세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조세범 처벌법상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한 경우 원칙적으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의 2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포탈세액이 3억원 이상이면서 신고·납부해야 할 세액의 30% 이상인 경우 또는 포탈세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으로 가중된다. 징역형과 벌금형을 함께 선고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이 국세청의 통고처분이다. 조세범칙조사 결과 범칙행위의 확증이 있는 경우 지방국세청장이나 세무서장은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 등의 납부를 통고할 수 있다. 통고처분을 받은 사람이 이에 따라 이행하면 동일 사건에 대해 다시 조세범칙조사를 받거나 처벌받지 않는 구조다. 반면 통고에 따르지 않는 경우에는 고발로 이어질 수 있어, 통고처분을 단순한 세금 고지 정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조세포탈 사건은 포탈세액만 계산해 형사처벌 가능성을 판단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부족하다. 국세청의 조사 과정에서 어떤 자료가 확보됐는지, 단순한 세법상 오류인지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가 있었는지, 추징세액과 가산세 문제는 어떻게 정리되는지, 범칙조사 이후 통고처분이나 고발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로엘 법무법인 이태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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