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불법 활개치는 전국 건설현장…월례비·노조 전임비 요구에 채용 강요까지 2070건 신고 접수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3-01-20 03: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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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지난달 30일부터 2주간 12개 건설분야 협회 통해 실태조사 결과
경찰,민노총 건설노조 사무실 5곳·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 사무실 압수
▲ 서울 서초구의 한 건설현장(매일안전신문DB)

[매일안전신문=신윤희 기자] A건설사는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4년간 전국 18개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조종사 44명에게 급여 외에 월례비 등으로 697차례 총 38억원을 줬다. B건설사는 2021년 10월 한 건설현장에서 10개 노조로부터 전임비를 강요받아 결국 1개 노조당 100∼200만원씩 1547만원을 지급했다. C건설사도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한 노조로부터 조합원을 채용하라는 압박과 이에 응하지 않으면 발전기금을 낼 것을 강요받은 뒤 지난해 3월 300만원을 발전기금으로 제공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부터 13일까지 약 2주간 민간 12개 건설 분야 유관협회 등을 통해 진행한 ‘건설현장 불법행위 피해사례 실태조사’ 결과다.

 이번 실태조사에는 전국 총 290개 업체가 불법행위를 신고했는데, 전국 1494곳 현장에서 총 2070건의 불법이 횡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행위 유형으로는 월례비를 요구한 사례가 1215건으로 절반을 넘었고 노조전임비를 강요하는 사례가 567건으로 뒤를 이었다. 부당금품 수취가 대략 86%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장비 사용을 강요하는 행위 68건, 채용을 강요하는 행위 57건, 운송거부 40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118개 업체가 피해액까지 제출했는데, 최근 3년간 1686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고 응답했다. 업체당  적게는 600만원, 많게는 50억원에 달했다. 실제로 계좌 지급내역 등 입증자료를 보유한 피해액만 집계한 결과다. 특히 타워크레인 월례비와 강요에 의한 노조전임비가 대부분이었다.

 건설현장에서의 불법행위 발생 시 공사 지연은 329개 현장에서 있었다고 업체들은 답했다. 지연 날짜는 최소 2일에서 많게는 120일이었다.

 D공동주택 건설현장에서는 4개 건설 노조의 외국인 근로자 출입 통제 등 작업 방해 1개월, 수당 지급 요구 등 관철을 위한 쟁의행위 3개월의 공사지연이 발생하기도 했다.

 불법행위 신고 업체 중 133곳은 월례비 등 부당금품을 지급한 계좌 내역과 같은 입증자료를 보유하고 있었고 84개 업체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현장은 수도권이 681곳, 부산·울산·경남권이 521곳으로 약 80%에 달했다. 대구·경북권은 125곳, 광주·전라권 79곳, 대전·세종·충청권 73곳, 강원권 15곳이다.

 국토부는 다음 주부터는 각 협회별로 익명 신고 게시판을 설치해 온라인으로도 접수받을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세부적으로 확인해 피해 사실이 구체화된 건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최근 피해가 발생해 공사가 진행 중인 건설 현장에 대해 5개 지방국토관리청을 중심으로 지방경찰청·고용노동부 지청·공정거래위원회 지역사무소 등과 함께 구성된 권역별 지역협의체를 활용하여 집중 점검에 나선다.

 국토부는 전날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민·관 협의체 4차 회의를 열어 1∼3차 회의에서 다룬 강요에 의한 노조전임비, 타워크레인 월례비, 채용 강요, 장비사용 강요 등을 방지하기 위한 법률 조문 검토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민간 건설사들이 건설노조의 불법행위에 속절없이 끌려가고 보복이 두려워 경찰 신고조차 못했다”라며, “이제는 법과 원칙으로 노조의 횡포와 건설사의 자포자기,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내겠다”라고 강조했다.

 

 채용 비리 등 노조의 불법행위와 관련,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도 19일 민노총 건설노조 사무실5곳과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 사무실 3곳에 수사관들을 보내 노조 운영·회계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건설노조들이 아파트 신축 등 공사현장에서 소속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거나, 채용하지 않을 경우 금품을 요구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들에게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강요·공동공갈 혐의가 있다고 보고 압수물을 분석한 뒤 노조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달 8일부터 오는 6월 말까지를 특별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집단적위력을 과시하는 업무방해·폭력 행위, 조직적 폭력·협박을 통한 금품갈취 행위, 특정 집단의 채용 또는 건설기계 사용 강요 행위, 불법 집회·시위, 신고자에 대한 보복행위 등을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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