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수습하다 2차 사고…같은 날 새벽 영동고속도로서 부부 숨지고 경찰관 크게 다쳐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5 09: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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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사망 5명 중 1명 가까이가 ‘2차 사고’
'비트밖스’ 수칙 지켜 가드레일밖으로 대피해야
▲고속도로 교통사고 현장에서 안타까운 2차 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어 운전자의 안전수칙 지키기가 더욱 절실하다. /그록 생성 이미지
[매일안전신문=신윤희 기자] 고속도로 교통사고 현장에서 안타까운 2차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24일 오전 2시20분쯤 강원 횡성군 우천면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새말나들목 인근에서 차량 3대가 잇따라 부딪혀 70대 남성과 60대 여성 부부가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경찰은 1차 추돌이 난 뒤 차에서 내려 차량 상태를 살피던 부부가 뒤따라온 차량에 치인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오전 4시쯤 경기 여주시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 인근에서는 추돌 사고 현장을 수습하며 교통을 통제하던 50대 경찰관이 6.5t 화물차에 치여 발목 등을 크게 다쳤다. 

 

두 사고 모두 1차 사고 뒤 현장에서 벌어진 2차 사고다. 

 

심야 도로, 서 있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경찰과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횡성에서는 먼저 차량 두 대가 부딪혔고, 뒤따라오던 SUV가 멈춰 서 있던 사고 차량을 들이받았다. 부부는 먼저 사고를 당한 차량의 일행으로, 차에서 내려 차량 뒤편에 서 있다가 변을 당했다. 부부는 현장에서 숨졌다.

 다친 3명은 부부와 같은 차량에 타고 있던 70대 여성과 10대 남성, 뒤따르던 SUV 운전자인 40대 남성이다.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어두운 심야 도로에서 뒤따르던 차량 운전자가 앞선 사고 차량과 도로에 서 있던 사람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전방 주시 태만과 과속 여부를 블랙박스와 도로 CCTV, 목격자 진술을 종합해 조사할 방침이다. 사고 여파로 강릉 방향 차량 통행은 30분 넘게 전면 통제됐다.

부부가 서 있던 곳이 차로인지 갓길인지, 1차 추돌이 일어난 원인도 알려지지는 않았다.
▲영동고속도로 추돌사고 현장. /연합뉴스
수습하던 경찰관도 2차 사고

여주에서는 사고를 수습하던 경찰관이 피해를 봤다. 이 경찰관은 추돌 사고로 난 불을 처리하고 교통을 통제하던 중 6.5t 화물차에 치여 발목 등을 크게 다쳤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장 수습에 나선 인력이 1차 사고 현장에서 2차 사고를 당한 사례다. 2차 사고는 통상 앞선 사고나 고장으로 멈춰 선 차량과 사람을 뒤따르던 차량이 들이받는 사고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사고 직후 부상 경찰관의 치료와 재활, 일상 복귀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지시했다. 가족과 함께 근무한 동료 경찰관에게도 심리상담 등 지원을 제공하라고 주문했다.

2차 사고로 5년간 사망 784명 중 138명

 두 사고는 모두 2차 사고라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1차 사고가 난 뒤 올바른 대응이 필요하다.

 

 한국도로공사가 6월1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5년간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784명 중 138명이 2차 사고로 숨졌다. 약 18%로, 사망 5명 가운데 1명 가까이가 2차 사고 희생자다.

 2차 사고의 치사율은 일반 사고의 약 6배로 집계됐다. 2차 사고 사망자의 74%는 차량 안이나 주변에 머물다 피해를 봤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종양 의원이 10월 초 공개한 도로공사에 따르면 2021~2025년 고속도로 2차 사고는 286건 발생했고 138명이 숨졌다. 사고 100건당 사망자는 48명꼴이다.

 연도별로 보면 2차 사고 사망자는 2021년 28명, 2022년 29명, 2023년 25명, 2024년 31명, 2025년 25명으로 해마다 25~31명이 숨졌다. 건수는 2021년 50건에서 2025년 65건으로 늘었다. 올해도 1~8월에 53건이 발생해 23명이 숨졌다.

11월 앞두고 더 위험해진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연중 11월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가 연중 가장 많다. 2022~2024년 3년간 11월 사망자는 54명으로 월평균 38명보다 약 42% 많았다. 큰 일교차와 차단작업 증가 등으로 2차 사고와 작업장 관련 사고가 많았다고 도로공사는 설명했다.


 같은 기간 11월 2차 사고 사망자는 14명으로 월평균 7명의 2배였다. 이 가운데 71%는 선행 사고로, 28%는 차량 고장으로 발생했고, 사망자의 64%는 차량 밖에서 발생한 사고로 숨졌다. 도로공사는 신속한 대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11월은 연중 일교차가 11.3℃로 가장 큰 달이다. 고속도로 차단작업 건수도 월평균보다 21% 많아, 작업장 교통사고 사망자는 같은 기간 11월에 7명으로 연중 최다였다. 월평균은 3명이다.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면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비트박스' 요령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한국도로공사

2차 사고 피하기 위한 비트밖스, 핵심은 ‘밖’

도로공사가 권하는 요령은 ‘비트밖스’로 불린다.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열어 후속 차량의 주의를 환기하고, 가드레일 밖 등 안전한 지역으로 신속히 대피한 뒤, 스마트폰으로 신고하라는 것이다.

신고하면 도로공사의 긴급견인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1588-2504로 신고하면 가까운 휴게소나 졸음쉼터 등 안전지대까지 무상으로 견인해 준다.

수칙은 차에서 내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비상등과 트렁크 개방으로 뒤차에 알리고, 가드레일 밖 등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는 것까지가 수칙이다. 도로공사 자료에서 차량 밖에서 발생한 사고로 숨진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만큼, 차에서 내린 뒤 어디까지 벗어나느냐가 수칙의 핵심이다.

이번 사고에서 부부가 어디에 어떻게 서 있었는지, 대피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는 경찰 조사로 가려질 사안이다. 피해자의 행동을 평가할 단계가 아니다.

경찰은 후행 차량 운전자의 전방 주시와 과속 여부를 조사해 책임을 가릴 방침이다. 도로공사는 11월이 고속도로 사망자가 가장 많은 시기라며 2차 사고와 작업장 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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