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나경원 출사표 “독하고 섬세한 서울 리더십” 무슨 의미?

박효영 / 기사승인 : 2021-01-13 12:21:17
  • -
  • +
  • 인쇄

[매일안전신문] 나경원 전 의원이 드디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들겠다고 출사표를 냈다. 그동안 나 전 의원은 TV조선 <아내의 맛> 등 예능 프로는 물론이고 극우 유튜브 채널과 거의 모든 방송사들에 출연하며 현안 관련 발언을 해왔다. 나 전 의원은 유력 주자들 중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월20일 먼저 출마선언을 한 뒤에도 한참 동안 “고민 모드”로 일관했다. 사실상 누구나 출마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연기만 피웠던 것이다.


나경원 전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나경원 전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나 전 의원은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 호텔 뒤편 먹자골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하고 섬세한 리더십이 서울에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잃어버린 자유민주주의를 되찾겠다는 독한 마음가짐으로 서울에서부터 더불어민주당과의 섬세한 협치를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섬세함과 독함은 선뜻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독한 맘을 품고 포커페이스라도 해서 민주당이 91%를 독점한 서울시의회(110석 중 101석)와 섬세하게 협치를 해보겠다는 포부다. 실제 나 전 의원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지정되면 본회의 표결 보장) 한 마디로 표현되는 굵직한 사태가 일어났을 때 제1야당 국민의힘의 원내사령탑을 맡고 있었다. 중앙정치 무대에서 대여 협상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물론 나 전 의원이 선출되기 직전 원내대표였던 김성태 전 의원은 매일안전신문에 나 전 의원과 황교안 당대표 투톱 체제가 강성 투쟁에만 골몰했지 실제 협상력은 매우 취약했다고 비판했다. 결국 나 전 의원이 당권 도전으로 가지 않고 서울시장으로 진로를 정한 만큼 자신의 중앙정치 경력을 최대한 어필할 수밖에 없고 민주당이 점령한 서울시의회 상황을 부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독함과 섬세함이 협치의 맥락에서 동시에 발화됐다.


나 전 의원은 코로나 여파로 죽어 있는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담아 이태원의 한산한 먹자골목을 출마선언 장소로 선택했다고 한다. 좋은 적이 없는 경기라지만 지금 경제는 주식시장 빼고는 그야말로 불황 중의 불황이다. 나 전 의원은 일성으로 경기침체 극복을 내세웠다.


나 전 의원은 “코로나로 일자리를 잃은 분들을 대거 코로나 위기대응 특별 채용으로 뽑아 코로나 사각지대 관리 업무를 맡기겠다”며 “서울 전역에 백신접종 셔틀버스를 운행해서 내 집 앞에서 백신을 맞게 해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빈곤의 덫을 제거하기 위해 서울형 기본소득제도를 도입하겠다”면서 선별 복지의 상징이자 안심소득론을 내세우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차별화를 모색했다.


특히 나 전 의원은 “6조원 규모의 민생 긴급구조기금을 설치해 생계가 막막한 이들에게 응급처치용 자금을 초저리로 빌려드리겠다”고 공약했다.


나 전 의원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정당의 전형 그 자체다. 나 전 의원은 재건축과 재개발을 활성화시키는 등 서울권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용적률, 용도 지역, 층고 제한 등 각종 낡은 규제를 확 풀겠다. 가로막힌 재건축 재개발이 대대적으로 다시 시작될 것”이라며 “정부의 공시지가 결정 과정에서 서울시장의 동의를 얻도록 해 무분별한 공시지가 폭등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공언했다.


국토교통부가 공시지가를 실거래가 만큼 올리겠다고 하는 것은 각종 부동산 관련 세금이 많아진다는 걸 의미한다. 나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세금 폭탄”을 막겠다는 차원에서 그런 약속을 했지만 실제 공시지가를 상향할 때 서울시장의 동의가 필요하도록 강제할 법적 수단은 없다.


나 전 의원은 일부러 텅빈 이태원 먹자골목을 출마선언 장소로 선택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나 전 의원은 일부러 텅빈 이태원 먹자골목을 출마선언 장소로 선택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금 서울시장 보궐선거 판세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10명 가까이 출마한 경량급 주자들 △오유안(오세훈·유승민·안철수) 중 오 전 시장과 안 대표의 단일화 줄다리기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민주당의 경선 레이스, 이렇게 세 가지 관전 포인트가 주목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경량급 주자들 보다는 무게감이 있지만 오유안에는 미치지 못 하고 있다. 특히 새해벽두부터 연일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안 대표의 벽은 높다.


나 전 의원은 “쉽게 물러서고 유불리를 따지는 사람에겐 이 중대한 선거를 맡길 수 없다”며 “중요한 정치 변곡점마다 결국 이 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이 어떻게 야권을 대표할 수 있단 말이냐”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바 있고,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시절에는 박 전 시장을 공식적으로 공천해준 바 있다. 안 대표는 친문재인계 패권주의에 그 누구보다 반감이 큰 인물이지만 나 전 의원은 과거 그의 정치적 포지션을 부각해서 취약한 지점을 공략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나 전 의원은 “게다가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전임 시장의 여성 인권 유린에서 비롯됐다. 영원히 성폭력을 추방시키겠다는 독한 의지와 여성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섬세함을 갖춘 후보만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고 어필했다. / 박효영 기자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효영 박효영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